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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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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예언 - 김진명 p286 "흐흐, 소련에서는 모든 국민들이 부품에 불과해요. 어떤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없더군요." 윤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마치 이제야 소련이라는 나라를 알게 되었군요, 하듯 그녀는 건조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 어떤 양심가라도, 지식인이라도, 의로운 사람이라도 지시를 받으면 몇천 명이든 살해할 수밖에 없어요. 소련이라는 나라에 있는 한." p298 "모스크바는 늘 하얗소. 애인이든 무엇이든 늘 잃기만 하는 이곳 사람들은 저 하얗게 내린 눈을 보며 럼을 마시지. 럼으로 어제를 지우고 보드카로 새로운 내일을 그리는 거요. 다시 럼으로 돌아오는 게 문제이긴 하지만...... 자, 마셔요. 마시오 잊어요. 내일은 훨씬 멋진 여자가 나타날 테니까." p376 "문 총재님, 통일은 언제쯤 오겠습..
[책 이야기] 글자전쟁 - 김진명 p164 "마발을 흉수들이 이틀이나 기다려 아이에게서 무언가를 빼앗아가는 걸 보고는 활 궁 자를 남겼습니다. 하지만 소년의 활은 그대로 있었는데 이것은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 것입니까?" "마발은 아주 가까이서 놈들이 물건을 탈취하는 장면을 보았다. 그러니 그가 남긴 글자는 정확한 실마리다. 그리고 네가 생각했듯 그것은 활 궁이다. 하지만 활이 그냥 있는 걸로 보아 그것은 실제의 활이 아니다." p164 "위험하고 않고보다 더 중요한 건 알고 모르고다. 관장은 자기 앞에서 벌어지는 일이 무엇인지를 알아야만 한다. 모르고 안전한 것보다는 알고 위험한 게 차라리 나은 법이다." p273 물 수와 밭 전을 합한 글자는 논 답으로 가장 먼저 생겼어야 할 글자다. 그런데 모든 한자를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화하족, 즉..
[책 이야기] 고구려 2 - 김진명 p13 "아이들은 어른과 달리 아무 탈이 없습니다. 그러니 설마 하면서 자꾸 먹이게 되는 거지요. 그러다 갑자기 죽습니다. 방금까지 잘 놀던 애가 갑자기 컥 하고 준느단 말입니다. 어른처럼 아팠다 나았다 하지 않고 재잘거리다 캑 죽어요. 이 아이들이 죽으면 묻어주지 않고...... 삶아 먹습니다." "으음!" 남자의 이야기가 여기까지 닿자 을불은 비통한 신음을 흘렸다. "전식이란 그러한 뜻입니다. 차마 자기 아이를 못 먹는 사람은 다른 집과 죽은 아이를 바꾸어서 먹습니다. 형을 먹여 동생을 살리고 동생을 먹여 형을 살립니다. 그나마 자기 아이가 없으면 그 고기도 못 먹습니다. 여기 삶고 있는 이 고기는 엊그제까지 살아 있던 옆집 아이입니다. 한 달 전에는 저희 아이가 그 집 상에 올라갔습니다. 어찌 그러..
[책 이야기] 고구려 1 - 김진명 작가 김진명은 우리의 젊은이들이 삼국지를 읽기 전에 먼저 고구려를 읽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이 소설을 집필했다고 한다. 고구려 1권에서는 미천왕 을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장수들의 이름은 외우면서 정작 미천왕이 누구이고 무엇을 했는지 잘 알지 못하는게 부끄러웠다. 이 책을 시작으로 고구려에 대해 알아가고, 우리의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겠다. p129 "모든 나라를 적으로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라. 적들 중에는 화친해야 할 상대가 있고 맞서 싸워야 할 상대가 있는 법이니, 어느 적과 화친하고 어느 적과 싸울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잘 해내면 다수의 약한 적들을 규합해 크게 영토를 넓힐 것이요, 잘 못하면 소수의 강한 적에게 침탈당할 것이니..
[책 이야기] 김진명의 한국사 X파일 - 김진명 한국사의 비밀을 만화로 풀어낸 책 대한민국 국호 한(韓)의 비밀, 광개토대왕비의 사라진 세 글자, 명성황후 최후의 순간, 박정희 죽음의 진실, 북한을 지배하는 진짜 권력, 함흥차사의 숨은 사연, 문자의 기원을 둘러싼 역사 전쟁. 제목만 들어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화로 표현하여 쉽게 이해하여 읽을 수 있었다. "우리 역사의 진정한 문제점은 과거의 기록을 상실했다는 사실 못지않게 이 사회의 역사의식 부재에 있다."
[책 이야기] 바이 코리아 - 김진명 "나는 이 프로젝트를 가지고 수십 번이나 정부에 연구비 신청을 했소. 그동안에도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자금을 동원했고. 집도 팔고 아는 사람들에게 심지어는 몇십만 원도 빌렸소. 하지만 그것 가지고 연구비가 되겠소?" "여기 미국에 오게 된 것은 그럼......" "곧 떼돈 되는 줄 알고 돈을 빌려주었던 자들이 있었소. 처음엔 좋은 일에 쓰는 거니 갚을 생각은 하지 말라고 했소." 말을 하다 말고 나 박사는 쓴웃음을 지었다. "이런 큰 연구가 주식투자하듯 되는 줄 아는 사람들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과학자가 그런 돈을 쓰게 만드는 한국 사회의 풍토요. 과학기술만이 살 길이니 어쩌니 하고 떠들어대지만 한국 사회의 실상은 그렇지 않잖소." "음." 의림은 침통한 심정을 가눌 수 없었다. "연구를 위해 돈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