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책 이야기] 아몬드 - 손원평 p29 누구나 머릿속에 아몬드를 두 개 가지고 있다. 그것은 귀뒤쪽에서 머리로 올라가는 깊숙한 어디께, 단단하게 박혀 있다. 생긴 것도 딱 아몬드 같다. 복숭아씨를 닮았다고해서 '아미그달라'라든지 '편도체'라고 부르기도 한다. 외부에서 자극이 오면 아몬드에 빨간 불이 들어온다. 자극의 성질에 따라 당신은 공포를 자각하거나 기분 나쁨을 느끼고, 좋고 싫은 감정을 느끼는 거다. 그런데 내 머릿속의 아몬드는 어딘가가 고장 난 모양이다. 자극이 주어져도 빨간 불이 잘 안 들어온다. 그래서 나는 남들이 왜 웃는지 우는지 잘 모른다. 내겐 기쁨도 슬픔도 사랑도 두려움도 희미하다. 감정이라는 단어도, 공감이라는 말도 내게는 그저 막연한 활자에 불과하다. p33 누군가가 무서운 표정으로 훈계를 해도 별 소용이 없었다...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