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할 수 있을까?" 라고 묻는 이라부. "할 수 있죠." 농담이라고 여기고 예의상 빈말을 던졌다.
"중요한 건 훈련입니다. 지상 5센티미터 높이에서 건너는 평균대를 지상 10미터에서도 건널 수 있느냐, 그게 일반 사람과 서커스 단원의 차이니까 넘어서야 할 건 기술이라기보다 오히려 공포감이라고 해야겠죠."
"흐음, 그렇군"
이라부는 감탄을 연발했다. "이왕 할 바엔 역시 공중그네가 최고지" 라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자, 그럼 갑니다." 당목을 넘겨주고 타이밍을 쟀다. "하나, 둘, 셋, 고우!" 등을 내리쳤다.
이라부가 점프대를 구르며 앞으로 나간다. 거구가 멋진 포물선을 그리며 날았다.
"우와!~"
술렁임이 일었다. 역시 뚱보는 그림이 된다. 보는 사람까지 자랑스러워졌다.
한 번 스윙을 하고 나서 손을 놓았다.
천막 아래에 있는 사람들 모두 숨을 죽였다.
다음 순간, 우치다의 두 손이 이라부의 팔을 낚아챘다. 중앙에 매달린 그네가 밑으로 내려앉듯 크게 한 번 출렁이더니, 훨씬 큰 포물선을 그리며 날았다.
"성공이다~!"
고헤이는 펄쩍 뛰어올랐다. 하루키를 끌어안고 기쁨을 나눴다. 부조정실에 있던 니바는 벌떡 일어서서 두 손을 모아 쥐더니 운동선수처럼 좌우로 흔들었다.
객석에서는 그날 공연 중, 가장 큰 박수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젠 리턴이다. 저 사람, 혹시 성공시키는 거 아냐? 고헤이는 잔뜩 흥분해 있었다.
스윙을 한 번 하고 나서 이라부는 다시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몸은 그대로인 채 고개만 획 돌아갔다.
장내는 폭소로 뒤덮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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