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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잠 2 - 베르나르 베르베르

 

 

p30

다시는 잠에서 깨기 싫어. 남은 평생 이곳에 머물 거야. 키암방의 말이 맞아. 어떤 생명체도 현실이 계속되면 견디지 못해. 상상의 세계를 통해 압박감을 덜어 내지 않으면 안 돼.

 

p112

물론이죠. 죽기 전 몇 초, 그리고 죽는 몇 초 동안 사람은 이 순간과 관련된 온갖 상념과 두려움, 회한, 죄의식, 불안에 사로잡혀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기도 해요.

 

p126

사람은 누구나 어느 정도는 장님이에요. 그 사실을 알고 인정하는 사람도 있고, 알면서 모르는 척하는 사람도 있죠. 하지만 우리는 어차피 감각이 일정 정도 왜곡해서 전달하는 신호들을 해석하고 있을 뿐이에요. 실재와 지각이 완벽하게 일치하는 것은 꿈속에서뿐이죠. 내가 꾸는 꿈이 앞을 보는 사람들이 꾸는 꿈보다 아름다운 이유는 그 꿈이 현식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에요. 나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를 내가 끊임없이 재창조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죠.

 

p280

......클라인의 병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최고의 역설은 바로 바깥이 안으로 통한다는 것이다. 외부가 내부로 통한다. 우리를 멀리 데려가는 길 끝에 이르러 우리는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온다. 삶의 완숙기에 젊음의 문이 있다.

 

p288

그래, 난 봤어, 그리고 깨알았어.

지금 나는 눈을 가리던 털을 위로 올려 준 강아지 퐁퐁과 다르지 않아. 진짜 세계를 보고 있어. 행복하고 가슴이 벅차. 여태껏 내 세계는 편협하고 제한적이었어. 하지만 이제 넓은 시야를 갖게 됐어.

가까이 있는 인식의 한계들을 뛰어넘으면 멀리서, 또 다른 한계들이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