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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글자전쟁 - 김진명

 

 

p164

"마발을 흉수들이 이틀이나 기다려 아이에게서 무언가를 빼앗아가는 걸 보고는 활 궁 자를 남겼습니다. 하지만 소년의 활은 그대로 있었는데 이것은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 것입니까?"

"마발은 아주 가까이서 놈들이 물건을 탈취하는 장면을 보았다. 그러니 그가 남긴 글자는 정확한 실마리다. 그리고 네가 생각했듯 그것은 활 궁이다. 하지만 활이 그냥 있는 걸로 보아 그것은 실제의 활이 아니다."

 

p164

"위험하고 않고보다 더 중요한 건 알고 모르고다. 관장은 자기 앞에서 벌어지는 일이 무엇인지를 알아야만 한다. 모르고 안전한 것보다는 알고 위험한 게 차라리 나은 법이다."

 

p273

물 수와 밭 전을 합한 글자는 논 답으로 가장 먼저 생겼어야 할 글자다. 그런데 모든 한자를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화하족, 즉 한족에게는 이 논 답이란 글자가 없다. 그런데 어째서 모든 한자를 한족만이 만들었다고 할 것인가.

 

p318

"이것은 전쟁이에요. 과거 문명이 생기고 글자가 만들어지던 때부터 시작된 전쟁. 피해 회복은 범인을 잡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오류를 바로잡는 데 있어요. 한둘의 범인이 아닌 수천만, 수억의 의식을 바꾸는 데 있단 말이에요. 그게 나의 전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