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책 이야기] 칼의 노래 - 김훈 조정은 작전 전체의 승패보다도 가토의 머리를 간절하게 원했다. 가토는 임진년 출병의 제2진이었다. 가토의 부대는 하나절 만에 부산성을 깨뜨리고, 꽃놀이 가는 봄나들이 차림으로 가마 대열을 꾸며 북으로 올라갔다. 붙잡힌 조선 백성들이 그 가마를 메었다. 임금은 평양을 거쳐 의주까지 달아났었다. 임금은 가토의 머리에 걸린 정치적 상징성을 목말라 했다. 임금은 진실로 종묘사직 제단 위에 가토의 머리를 바치고 술 한잔을 따르고 싶었을 것이다. 나는 정치적 상징성과 나의 군사를 바꿀 수는 없었다. 내가 가진 한움큼이 조선의 전부였다. 나는 임금의 장난감을 바칠 수 없는 나 자신의 무력을 한탄했다. 나는 임금을 이해할 수 있었으나, 함대를 움직이지는 않았다. 나는 즉각 기소되었다. 권율이 나를 기소했고 비변사 문인..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