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책 이야기]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 최진영 나는 기차가 뒤로 달리는 걸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기차는 오직 한 방향으로만 달린다. 하지만 버스는 앞뒤로 움직인다. 정말 집을 나가서 다시 돌아오지 않을 생각이라면 무겁고 긴 기차를 타야 한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을 까먹을 만큼 아주 멀리 가야 한다. 가볍고 짧고 후진을 잘하는데다가 우리집 앞을 지나가고 중간에 내릴 수도 있는 버스는 타나 마나다. 버스는 떠나려는 마음을 고무줄처럼 당겼다가 확 놓아버리고 만다. 나는 가짜엄마가 백 번 넘게 나를 굶기는 것보다 집을 완전히 나가지 않고 자꾸만 돌아오는 게 더 싫었다. 가짜엄마가 가짜가출을 많이 할수록 가짜아빠의 행패는 일일이 헤아리기 어려울만큼 잦아졌다. 나는 내 가짜가족이 갈기갈기 찢어진 종이처럼 각자의 바람을 따라 멀리 날아가길 바랐다. 돌아보지도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