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싱턴의 유령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책 이야기] 렉싱턴의 유령 - 무라카미 하루키 아마도 그렇게 계속 2주일쯤 잤을 거라고 생각해. 나는 자고 자고 또 자고......, 시간이 썩어서 녹아 없어질 때까지 잤어. 얼마든지 끝없이 잘 수 있을 것 같았어. 아무리 자도 잠이 모자란 거야. 그때의 나에겐 잠의 세계가 진짜 세계고, 현실 세계는 덧없는, 잠시 스쳐 지나가는 세계에 지나지 않았어. 그건 색채를 잃은 천박한 세계였어. 그런 세계에서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고까지 생각했어.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셨을 때에 아버지가 느끼셨을 심정을, 그때 나는 가까스로 이해할 수 있었던 거야. 내가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나? 그러니까 어떤 종류의 사물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는 거야. 그것은 다른 형태로 나타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거지." 케이시는 거기서 잠시 입을 다물고, 무엇인가 생각에 잠..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