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신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책 이야기] 30년 - 박성신 "어디로 가십니까?" "무덤. 민재가 엄마가 보고 싶은 모양이야. 하도 오래 돼서 기억이 잘 안 나. 혼자 가기는 무섭고." 상우는 이 밤에 왜 굳이 자신과 거기를 가려는지 대도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민재에게서 엄마와 누나의 무덤 이야기를 들은 것도 같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산을 올랐다. 상우의 호흡이 점점 거칠어졌다. 앞서가는 대도는 처음과 같은 보폭으로 걷고 있었다. '지금이라도 돌아갈까?' 상우는 뒤를 돌아 걸어온 길을 내려다보았다. 어둠에 가려 길이 보이지 않았다. 저 멀리 인가의 불빛만 작게 반짝였다. 그때 대도가 돌아섰다. 그의 눈빛이 묘하게 바뀌어 있었다. 무덤이라고 하기엔 덤불이 우거져 있고, 주변엔 썩은 감나무가 그득했다. "자네, 부모님은 계신가?" 대도의 뜬금없는 물음이 상우를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