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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 모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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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애프터 유 - 조조 모예스 p143 "아빠가 루이자를 좋아했어요?" "좋아했냐고? 좋아한다는 게 적당한 말인지 모르겠네."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여러 단어가 입에서 맴돌았다. 윌과 내가 상대방에게 어떤 존재였는지, 이 세상 어떤 사람과도 다르게 그 사람이 나를 온전히 이해해준 느낌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 사람을 잃는다는 것은 몸에 구멍이 난 듯 고통스럽고, 다시는 채울 수 없는 부재를 끊임없이 일깨우는 일이라는 사실을 이 애가 어떻게 이해할까? p324 그와 함께 있으면 슬프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그가 너무 행복하게 해줘서 겁이 난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그가 사온 식재료가 내 냉장고에 있는 것, 그의 메시지를 기다리며 전화를 하루에 스무 번은 흘끔거리는 것, 바에서 조용할 때면 머릿속으로 그의 맨몸을 떠올리는 것..
[책 이야기] 미 비포 유 - 조조 모예스 "그러면 원하는 게 뭐예요?" "내가 원하는 뭐요?" "인생에서?" 나는 눈을 껌벅거렸다. "그건 좀 심오하네요, 그렇죠?" "그냥 전반적으로요. 정신분석을 해보라는 얘기는 아니에요. 그냥, 하고 싶은 게 뭐예요? 결혼? 아이를 낳고 키우는 거? 꿈꾸는 직업은? 세계여행?" 한참 동안 아무말도 오가지 않았다. 대답을 입 밖에 내어 말하기도 전부터 나는 그가 실망할 걸 알고 있었다. "몰라요. 진짜로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나는 그의 허벅지를 내려다보고 주변의 마룻바닥을 살폈다. 파손된 물건들 사이에서 하필이면 그와 알리샤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일그러진 은제 액자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다. 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 물끄러미 사진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눈길을 들어 그의 눈을 보았다. 그 몇 초는 내가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