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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 무라카미 하루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루쿠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를 읽고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여자 없는 남자들', '렉싱턴의 유령',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등을 읽었지만 엄청 재밌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그러면서 차츰 관심이 사라지게 되었다.

그러다 우연히 무라카미 하루키가 마라톤 매니아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자신의 묘비명에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라고 써놓고 싶다고 한 것을 보게 되었다.

그 당시 나도 마라톤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그 문구를 보고 찌릿한 무언가와 함께 그 문구를 마음속에 새기게 되었다.

첫 하프마라톤 때 저 문구를 되새기며 걷지 않고 완주하였을 때의 감동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렇게 다시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게 되었고, 그의 책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재밌게 읽었다.

지인에게 그의 책 '상실의 시대', '1Q84', '해변의 카프카'를 받았지만 아직 읽지 않았다.

좀 더 가벼울 것 같은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먼저 읽게 되었다.

그가 직업으로서 소설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자신은 어떻게 작가가 되었으며, 어떠한 생각으로 글을 쓰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잘 알게 되었다.

그는 매일 꾸준히 5시간씩은 집중해서 글을 쓰고, 매일 1시간씩 달리며, 억지로 글을 쓰지 않고 자신이 쓰고 주제를 쓴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행하는 그가 참 멋있고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내가 생각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은 군더더기 없이 심플하여 잘 읽히고 담백한 느낌이 든다.

이 책도 담백한 책인 것 같다.



p114

그리고 만일 가능하다면 내 책을 읽는 독자에게도 그것과 똑같은 기분을 맛보게 하고 싶다. 사람들의 마음의 벽에 새로운 창을 내고 그곳에 신선한 공기를 불어놓고 싶다. 그것이 소설을 쓰면서 항상 내가 생각하는 것이고 희망하는 것입니다. 이론 따위는 빼고, 그냥 단순하게.


p270

모든 사람을 즐겁게 해줄 수 없다면

나 혼자 즐기는 수밖에 없지


이런 기분, 나도 잘 압니다. 모두를 즐겁게 해주려고 해봐도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오히려 나 자신이 별 의미도 없이 소모될 뿐입니다. 그러느니 모른 척하고 내가 가장 즐길 수 있는 것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하면 됩니다. 그렇게 하면 만일 평판이 좋지 않더라도, 책이 별로 팔리지 않더라도, '뭐, 어때, 최소한 나 자신이라도 즐거웠으니까 괜찮아'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나름대로 납득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