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미는 나로 하여금 내가 특별하다고, 내가 그녀의 수준에 부합한다고 믿게 만들었고, 바로 그것이 우리를 가깝게, 또 멀게 만들었다. 왜냐하면 나는 그 위대한 요구들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편안함과 평균 수준의 사랑을 갈망하기 시작했고, 그런 나 자신을 혐오했으며, 결국에는 그것 때문에 그녀를 벌하고 있었다. 에이미를 지금의 날카롭고 성마른 사람으로 만든 것은 나였다. 나는 어떤 부류의 남자인 척하다가, 사실 내가 그런 부류와는 아주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더 나쁜 것은, 나는 우리의 비극이 그녀 혼자 만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나는 몇 년 동안 내가 그녀라고 굳게 믿고 있었던 것, 독선적인 분노 덩어리로 변해 있었다.
나는 평생 동안 그들에게 하나의 상징이자 걸어 다니는 이상형에 불과했다. 살아 있는 어메이징 에이미. 바보짓 하지 마, 넌 어메이징 메이미야. 우리의 하나밖에 없는 자식. 외동아이에게는 불공평한 책임이 따른다. 외동아이는 자라면서 자신은 부모를 실망시킬 수 없다는 걸 알게 된다. 죽어서도 안 된다. 자신을 대체할 어린애가 없으니까. 어린애는 자기 하나뿐이다. 그래서 필사적으로 완벽해지려고 한다. 또 한편으로는 권력에 흠뻑 췬하다. 독재자는 그렇게 만들어진다.
정말이지 사실이다. 이 끔찍한 상황이 벌어지고 나서야 우리는 깨달은 것이다. 닉과 내가 천생연분이라는 것을. 나는 조금 넘치고 그는 조금 부족하다. 나는 우리 부모의 지나친 관심 때문에 잔뜩 곤두선 가시나무이고, 그는 아버지에게 찔려 수많은 상처를 가진 남자다. 나의 가시와 그의 상처는 서로 완벽하게 들어맞는다.
나는 집으로, 그에게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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