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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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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성녀의 구제 - 히가시노 게이고 남편과 결혼할 때 1년안에 아이를 낳지 못하면 이혼한다는 조건으로 결혼한 여자가 있다. 아이를 낳지 못했고, 남편은 이혼을 하자고 말한다. 그리고 여자는 남편을 죽이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그 여자는 남편을 죽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 소설은 초반에 범인과 범인의 범행 동기가 밝혀진다. 일반적인 추리 소설처럼 '누가 범인이고 왜 죽였는가' 가 아닌 '어떻게 죽였는가?' 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살인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의 범인이 어떻게 살인을 하였는지, 이 범인이 진짜 범인이 맞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이 책의 거의 마지막 부분에서 책의 제목이 왜 '성녀의 구제' 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p257 "자네는 공룡 화석이라면 다 뼈라고 했지만, 그 착각에야말로 중대한 함정이 있는 거야. 그 때문에 수많은..
[책 이야기]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 에쿠니 가오리 세상은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라, 좋아하는 사람과 이도저도 아닌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 밤에 요시다에게서 메일이 왔다. "내일 시간 있어?" 요시다는 늘 단도직입적이다. "있는데." 그래서 내 대답도 그렇다. "그럼 만나자." 요시다가 구사하는 말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 그럼 만나자. 나는 싱글거리는 속내를 눈치 채지 못하게, 아무래도 좋다는 듯, "그러지 뭐." 라고 대답했다. 때로는 엄마가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내가 너무 어린 탓이 아니라 엄마가 나이를 너무 먹은 탓이라고 생각한다. 이 둘은 똑같지 않다. 전혀 다른 차원이다. 무엇인가를 이해하기에 아직 어리다면 언젠가는 이해할 때가 온다. 하지만 무언가를 이해하기에는 너무 늙었다면, 그 사람은 영원히 그것을..
[책 이야기] 가면산장 살인사건 - 히가시노 게이고 "당신네들 입으로 직접 말하기를 두려워하는 것 같아서 내가 대신 말해 주는 거야. 당신네들은 하나같이 좋은 사람인 척하고 있지만 누군가 한 사람은 가면을 쓰고 있어. 그 여자를 죽인 사람은 당신네들 중에 있다고." "그녀는 무슨 말인지 잘 모르는 듯했어. 그러다 몇 초 후에 알아차린 것 같더군. 그 커다란 눈을 더 크게 부릅떴으니 말이야. 그리고 말하더군. 네, 하지만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어요, 하고 말이야. 그런데 나는 그 사정이라는 것을 듣지 않았어. 그녀의 반응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으니까. 틀림없다, 이 아이가 우리 딸 도모미를 죽였다, 그렇게 확신했네. 나는 자상한 고모부의 표정을 지으면서 그녀에게 다가가 재빨리 등뒤로 돌아가서는 주저 없이 등에 칼을 꽂았어. 그녀는 거의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