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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유령 열차 - 아카가와 지로

 

 

유코는 씁쓸한 표정으로 총감을 쳐다봤다.

"계획이 어긋나서 마사코가 죽은 게 아닙니다."

그녀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절대 아닙니다. 모든 일은 계획대로 이루어졌습니다."

모두들 어안이 벙벙했다.

"아시겠습니까? 마사코가 아무리 아버지를 사랑한다고 해도 눈 앞에서 살인을 저지르는 일까지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요? 마사코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답은 명백합니다."

"그러면 자네는 닛타가 자신의 딸을......"

총감이 괴로워하며 말을 어물거렸다.

"믿기 힘든 일이지요. 믿고 싶지도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닛타 씨는 니시오 씨를 사살하고 마사코를 쏜 뒤 자기 왼쪽 팔에 총알을 발사했습니다."

유코는 좌중을 천천히 둘러봤다.

"생각해보십시오. 닛타 씨는 니시오 씨를 죽일 결심을 했을 때 자신이 과거에 저지른 일도, 니시오 씨한테 갈취당한 일도 모두 밝혀질 거라 예상했을 겁니다. 그럼 결국 정계 진출은 포기해야만 했겠지요. 니시오 씨를 죽인 일을 정당방위로 보이게 하고 정계 진출에 대한 꿈도 이룰 수 있는 길은 한 가지뿐이었습니다. 비극의 주인공이 되어 세간의 동정을 받는 것입니다."

긴 침묵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