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자전거의 변속이나 토 클립(페달에 달린 발 끼우개), 베어링, 체인 스프로켓(톱니바퀴), 튜브, 공기 타이어, 세미 타이어 또는 관 모양의 경주용 타이어 등등에 정통한 사람이 있다면, 그건 분명 생 세롱의 자전거포 주인 라울 따뷔랭이었다.
갖은 삐걱거림, 온갖 새는 소리들, 가장 고치기 까다로운 고장들, 그토록 세심한 손질 등등, 라울 따뷔랭의 실력에 대해서는 흠을 잡으려야 잡을 구석이 없었다.
그의 명성이 어찌나 자자했던지 이 지역에서는 이제 자전거라는 말을 더 이상 쓰지 않고, <따뷔랭>이라는 말로 대신하게 되었다.
따뷔랭의 창조자 라울 자신은 자기 명성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며 살고 있었다.
사람 자체와 그의 겉모양 사이에 잘못 분배된 무게가, 그런대로 균형 잡힌 이 사람의 마음을 흔들고 있었다. 그것은 비밀의 무게이기도 했다. 하도 엄청나서 그 누구도 짐작조차 못할 비밀.
그것은 그가 자전거를 타는 법을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는 <따뷔랭>을 탈 줄 몰랐다.
따뷔랭은 별안간 기분이 맑게 개어, 웃고 싶어졌다. 그는 웃었다. 「내가 못 타는 것이 하나 있는데...... 이거 참, 우스운 노릇이지요! 내가 할 줄 모르는 것은......」그의 웃음소리는 점점 더 높아졌고 그러자 피구뉴도 함께 웃었다. 그게 무슨 말인지 알아차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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