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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사라진 소녀들 - 안드레아스 빙켈만

 

 

사라는 등을 대고 누워 부드러운 이불을 턱까지 끌어올리고 팔과 손도 이불 속에 감춘 채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가능한 얕은 숨을 쉬며 눈을 감고 온 신경을 귀에 집중했다. 이제 복도가 아주 조용해져서 그 어떤 작은 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조용했다.

그런데 누군가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은 계속 남아 있었다.

사라의 손은 또다시 침대 위 천장에 매달려 있는 벨을 향했다. 그러나 벨을 잡고 만지작거릴 뿐 누르지는 않았다. 벨이 그곳에 있다는 것만으로는 조금 위안이 되었다. 하지만 또다시 랑에 선생님을 호출하기에는 너무 창피했다. 사라가 가장 좋아하는 랑에 선생님은 사라가 둘러댄 것처럼 그렇게 심각한 두통이 아니라는 것을 이미 눈치챘을 수도 있었다.

그래서 사라는 눈을 감고 이불 아래 손을 포개고 기도했다. 기도문을 다 외우고 끝까지 읊었지만 믿음 없이 그저 습관처럼 내뱉은 것뿐이었다. 사라는 기도에 집중하는 대신 또다시 어두운 방 안에서 들리는 소리에 집중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잠이 들었다.

그리고 진짜로 무슨 소리가 들리자 벌떡 깼다.

문! 문이 아주 조용히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사라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었다! 누군가 방 안에 함께 있었다.

사라는 천장에 달린 벨을 향해 손을 뻗었다. 이제는 랑에 선생님을 방해하든 말든 상관없었다. 누군가 방으로 들어와서는 그녀의 침대로 살금살금 다가와 조심스럽게 매트리스 위에 앉았기 때문이다. 매트리스 발치 부분이 누군가의 무게 때문에 움푹 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건 절대로 상상이 아니었다. 그리고 얼굴 가까이 느껴지는 나직한 숨소리도!

벨! 벨이 어디 있는 거지?

사라는 어둠 속에서 긴박하게 벨을 찾았다.

하지만 벨을 찾을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