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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개를 기르다 - 다니구치 지로

 

 

그때 이미 탐은 다른 개들처럼 경쾌하게 달릴 수 없었다.

탐의 다리는 약해지고 있었다.

걷는 게 불안하고 위태롭다.

그래도 그날 탐은 신바람이 난 것 같았다.

그리웠던 개천가의 향기를 맡고 흥분했기 때문일 것이다.

 

개는 마지막까지 걸으려 한다.

누워서 배를 보이면 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어서려 하고, 어떻게든 걸으려고 한다.

그런 열의에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 주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생각했다.

 

동물의 죽음은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애절하다.

산다는것, 죽는다는 것

사람의 죽음도 개의 죽음도 마찬가지였다.

 

기르던 개 한마리를 잃은 것뿐인데...

그 상실감이 이렇게 클 줄은 미처 몰랐다.

그러나 탐의 죽음이 우리에게 남겨준 것

그것은 더욱 크고 소중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