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베 미유키 일명 '미미여사'의 '화차'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재밌게 보아서 이 작가의 다른 작품도 보고 싶어서 이 책을 고르게 되었다.
이 책은 다섯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책 제목인 '눈의 아이'도 그 중 하나의 이야기이다.
친구를 질투해서 결국 그 친구를 죽인 이야기, 어렸을 적 좋아했던 토끼 인형 등 어렸을 적 한 번은 고민했거나 겪었을 법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렸을 적 내가 좋아했던 장남감이 생각나고, 내가 질투했던 친구 등 어린시절 추억이 아련히 떠올라서 좋았다.
주인공의 심리 묘사는 뛰어나지만 단편이어서 그런지 내용이 짧고 궁금증을 다 해소하지 못한 것 같아 조금 아쉽다.
미미여사의 다른 책에 도전해보아야겠다.
p32
그런데 현실은 달랐다. 나는 이십 년 동안, 내 손으로 죽인 사람의 유령조차 보지 못하는 인간으로 전락했을 뿐이다.
내일, 눈이 그치고 쌓인 눈을 파헤쳐 보면 열두 살의 내가 죽어 있을 것이다. 이십 년 전 유키코를 죽였을 때 유키코와 함께 내 손으로 죽여 버린 나 자신이. 단단하게 얼어붙어 작은 몸을 움츠리고.
누구도 애도하지 않고 누구도 슬퍼해 주지 않는다. 그렇게 시간은 영원히 멈춰 있을 것이다.
- 눈의 아이
p74
무언가를 소중히 여겼던 추억.
무언가를 좋아했던 추억.
사람은 그런 기억들에 의해 지켜지며 살아간다. 그런 기억이 없는 사람은 서글프리만큼 간단하게 검은 손을 등에 짊어지게 된다.
이 핑크색 토끼 인형탈은 내게 그것을 보여 주었고 가르쳐 주었다.
- 지요코
p101
사람은 변한다. 변하지 않으려고 결심해도 변한다. 그래서 인생은 우스꽝스럽고, 슬프고, 묘미가 있다. 이웃에 살며 잘 보살펴 주던 상냥한 누나도 귀여운 동생이 모르는 곳에서 정도를 벗어날 수 있다. 아사코 또래의 청소년들은 자기들이 변화의 주체이기 때문에 자신이 변하는 것을 오히려 깨닫지 못한다. 나는 가만히 있는데 자꾸만 세상이 변해간다고 생각한다. 그건 착각이다. 움직이고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들 자신이다.
- 돌베개
p181
그렇다. 이것은 그 증거다. 유다는 침묵하고 있지만, 이만큼 화려한 표현형의 사건이라면 어린양들도 간과할 수가 없다. 맹신, 또는 망신은 어느 단계부터 자립해서 전에 없던 생물이 된다. 사이비 종교 교주가 때때로 신자들과 함께 파멸하는 원인은 제어할 수 없게 된 신앙심에 먹혀 버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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