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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비정근 - 히가시노 게이고

 

 

비정근이 무슨 뜻일까? 제목의 뜻도 모른채 작가가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것만 보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책 제목이 읽다 보면 이해가 될 것 같아서 궁금하지만 찾아보지는 않았다.

주인공은 비정규직 기간제 교사로 추리소설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다. 교육은 물론, 아이들한테도 관심이 없다. 그저 정해진 기간 동안 시간을 보내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부임하는 학교마다 사건사고가 터지지만 투덜거리면서도 아이들과 함께 사건을 풀어 나간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무심한 듯 내뱉는 말이 은근히 멋있다.

비정근(非情勤) 정 없이 근무 한다는 뜻인가보다.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이야기 별로 등장인물이 많지 않고 사건도 복잡하지 않아 집중이 필요하다거나, 생각이 많이 필요한 책은 아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라고 기대하고 읽기에는 실망스러운 면도 있지만, 가볍게 읽기에는 괜찮은 것 같다.

 

 

p 34

뭐 당연한 소리지만. 옛날부터 이런 녀석들은 있었다. 이런 놈들을 제대로 교정하지 못했기 때문에 현대는 한심한 어른들 천지가 된 게 아니겠는가. 반대로 말하자면 이 녀석들은 지금의 어른들을 보며 흉내를 내고 있는 것이다. 어린 사회에 편견과 차별이라는 왕따 현상이 있는 한, 아이들의 왕따 현상도 사라지지 않는다.

 

p152

"사람이란 말이야, 당연히 호불호라는 게 있는 법이야. 하지만 확실한 건, 사람을 좋아해서 얻을 수 있는 건 아주 많지만, 싫어해서 얻을 수 있는 건 거의 없다는 거야. 그런데 굳이 싫어하는 사람을 찾아낼 필요는 없지 않겠어?"

 

p185

나는 두 사람을 옥상의 철망 곁으로 불렀다.

"아래를 봐. 사람들이 우글우글하지? 학교 운동장에도 있고 길에도 많은 사람들이 아녀. 달리는 차 안에도 다 사람이 타고 있지. 너희들도 저 아래로 가면 저 많은 사람들 중 하나일 뿐이야. 그런 작은 존재인 한 인간의 다리가 빠르거나 느리거나, 배에 흉터가 있거나 말거나, 세상 전체로 보자면 아주 작은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물론 그런 사소한 일 하나로 웃고 놀리는 사람들도 있긴 하겠지. 하지만 그런 사람들도 항상 너희들 생각만 하고 있는 건 아니야. 야노의 다리가 느리다거나 나카야마의 배에 흉터가 있다는 사실 때위 다들 금세 잊어 버려. 그런데 혼자서 끙끙대며 고민하는 거, 바보 같다고 생각하지 않아? 너희들은 그보다 훨씬 스케일이 큰 것들을 생각하란 말이야. 어떤 일이건 도망치면 안 돼. 도망쳐서 해결되는 일은 이 세상에 하나도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