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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치킨의 50가지 그림자 - F.L. 파울러

 

 

우연히 치덕 리뷰단을 모집하는 이벤트를 발견하고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신청하게 되었다.

어렸을 적부터 치킨을 좋아했고 현재도 좋아하며, 미래에도 좋아할 것이다.

치킨오빠, 치킨왕자, 치맥 등의 별명이 있을 정도로 나의 치킨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

그리고 당첨되었다.

이것은 운명인가!!?

 

책이 도착하였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패러디 한 것 같으나 아직 읽어보질 않아서 잘 모르겠다.

'치킨의 50가지 그림자' 제목이 마음에 든다.

 

'도처에 암약하는 치킨 애호가들에게 바침'

그렇다. 나는 치킨 애호가이다.

 

이 책은 하나의 치킨에 대하여 크게 3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먹음직스러운 치킨 사진을 보여준다. (치킨을 막 시키고 싶어진다.)

그리고 치킨 양 또는 암탉 양이라고도 불리우는 여자 생닭과 이 생닭을 요리하는 남자 칼잡이가 등장하여 대화를 나눈다.

만약 칼잡이랑 대화하는 대상이 생닭이 아니라면 야할뻔(?) 했다.


p32

그는 굶주린 눈빛으로 나를 지그시 내려다본다. 너무나도 거리가 가까워서 그의 탄탄한 배 속 깊숙이 꾸르륵거리는 소리를 몸으로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천천히 그가 나를 감싼 랩을 벗긴다. 얇은 비닐 랩이 벗겨져 나가고 내 벌거벗은 생살이 노출된다.

뜨겁게 해 줘요, 날 뜨겁게 해 줘요. 나는 말없이 애원한다. 하지만 나지막이 꼭꼭거리는 소리만 낼 수 있을 뿐이다.

 

치킨 사진과 칼잡이와 생닭의 대화가 끝나고 레시피가 등장한다.

이 레시피 따라 요리하면 사진의 치킨이 완성될 것인가!!?

치킨은 좋아하지만 요리에는 관심이 없는 나에겐 낯선 재료도 많았고, 따라한다고 맛있는 치킨이 완성될 것 같진 않다.

여자친구를 꼬셔서 만들어 달라고 해야겠다.

 

기름에 끓고 있는 후라이드 치킨의 우아한 자태!!

 

p170

그는 나를 추켜올려 그 그릇 위로 쳐들고는 꼿꼿이 솟아오른 돌기 위로 서서히 내 몸을 내린다. 그렇게 굉장한 길이가 나를 채워 올 때 나는 숨을 할딱인다, 그것이 나를 꼼짝 못 하게 꼿꼿이 서게 만든다. 밀려오는 흥분은 너무나도 고통스러우면서 동시에 엄청나게 쾌락적이다. 정말 내가 이걸 감당할 준비가 됐을까?

"격렬한 경험일 거야, 내가 당신을 요리하는 동안 꼼짝도 할 수 없을 테니까."

그는 밑으로 손을 뻗어 내 두 발목을 끈으로 묶는다. 나는 그야말로 옴짝달싹할 수 없게 된다. 그가 나를 오븐이라는 다정한 자비의 손길에 맡기기 직전, 무엇인가를 내 발치에 흩뿌리는 기척이 있다. 꼼짝 못 하게 고정돼 있기에 나는 그게 뭔지 알 수가 없다.

"감자야, 베이비."


매콤한 토마토 감자를 곁들인 직립 로스트치킨을 만드는 과정인데, 이러한 도구도 있는지 처음 알았다.


요리법은 조금 특이하지만 완성된 모습은 참 먹음직스럽다.

배달 어플을 만지작 거리면서 무슨 치킨을 시켜먹을까 고민하게 만드는 사진이다.


많은 요리책을 보진 못했지만, 이 책을 펼쳤을 때 참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닭이 생각하고 말하는 능력이 있다면 이렇게 생각하고 말했을까?

요리책이 재료와 요리방법만 있으면 조금 딱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치킨의 50가지 그림자'는 하나의 치킨 요리에 대하여 하나의 스토리와 레시피 그리고 맛깔스러운 사진이 있어 좀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었고, 치킨도 많이 시켜먹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