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 - 천명관
그는 차에서 내리지 않고 이대로 어디론가, 내히 이러 바라래 가듯이, 한없이 흘러가고 싶은 기분이 든다. 그렇게 너른 바다에 이르러 둥실둥실 떠다닐 수 있다면, 거대한 참치는 아니더라도, 등 푸른 고등어는 아니더라도, 겨우 멸치라도 되어, 이왕이면 씨알 굵은 멸치가 되어, 단 하루라도 마음껏 헤엄쳐다닐 수 있다면! 그렇게 망망대해 헤엄치다 지쳐, 얼굴 검게 그을린 어부의 질긴 그물에 걸려, 어기영차, 어부들 그물 터는 소리에 내장과 함께 가슴에 맺힌 한 모두 털려, 끓는 소금물에 후줄근한 육신 깨끗하게 삶아져, 고소한 기름에 달달 볶여, 뜨거운 프라이팬 위를 이리저리 뒤치이다, 한젓가락 밥반찬이 되어, 한 아이의 앙증맞은 어금니에 아작아작 씹혀, 그렇게 누군가의 뼈가 되었으면, 그렇게 누군가의 손톱이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