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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책책/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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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 - 마스다 미리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 하고 여러 가지 모습을 동경하지만 어쩌면 다른 누군가가 나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을까. 젊은 사람에게 '젊음'의 우월감을 안겨주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젊었을 때 그렇게 대해주면 기뻤으니까. 누군가 젊음을 부러워해주는 건 기쁘다. 자신에게 미래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니까. 아무것도 아닌 말로 사람은 사람에게 상처를 준다, 그리고 그 사실은 자신이 상처 입었을 때 새삼 깨닫게 된다. 자신의 마음이 보이지 않을 때는 그 고민을 다른 사람에게 상담하지 않는다. 자신의 생각이 옅어지기 때문이다. 스스로 고민하고 생각할 것이다. 계속 그렇게 해왔으니까. 그리고 계속 그렇게 해왔던 것을 옳다고 생각하는 내가 있다. 여러 모습의 내가 모여서 하나의 ..
[책 이야기] 리딩으로 리드하라 - 이지성 인문고전 독서는 두뇌에 특별한 기쁨을 가져다준다. 물론 처음에는 고되다. 이루 말할 수 없이 힘들고 어렵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를 이해하지 못해 진도가 일주일 또는 한 달씩 늦어지는 경우가 다반하다. 하지만 어느 지점을 넘기면 고통은 기쁨으로 변한다. 인류의 역사를 만들어온 천재들이 쓴 문장 뒤에 숨은 이치를 깨닫는 순간 두뇌는 지적 쾌감의 정점을 경험하고, 그 맛에 중독된다. 그리고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한다. 뻔한 꿈밖에 꿀 줄 모르고 평범한 생각밖에 할 줄 모르던 두뇌가 인문고전 저자들처럼 혁명적으로 꿈꾸고 천재적으로 사고하는 두뇌로 바뀌기 시작한다. 경제적 약자를 위한 인문고전 독서 프로그램인 클레멘트 코스를 만든 얼 쇼리스는 『희망의 인문학』에서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은 이제껏 속아왔어요. ..
[책 이야기] 몽환화 - 히가시노 게이고 "내가 나팔꽃에 흥미를 가진 것은 아버지의 동생 즉 삼촌의 영향이야. 삼촌이 다양한 변화 나팔꽃을 피우는 것을 곁에서 보다가 나도 흥미가 생겼지. 하지만 삼촌은 어느 날 내게 말했어. 어떤 꽃을 피워도 좋지만 노란 나팔꽃만은 쫓지 마라. 이유를 물었더니 그것은 몽환화이기 때문이라고 했어." "몽환화?" "몽환夢幻의 꽃이라는 의미일세. 그뒤를 쫓으면 자기가 멸하고 만다고, 그렇게 얘기했어." 히노는 공허한 눈빛으로 사진을 바라보았다. 넋을 놓아버렸는지 입을 열 기색조차 없다. "대답하십시오, 당신이 두번째 손님이죠? 노란 나팔꽃을 훔친 사람은 당신이죠?" 그러자 드디어 히노의 표정에 변화가 생겼다. 천천히 고개를 들고 하야세의 눈을 봤다. "아닙니다." "아니다? 뭐가 아닙니까?" "훔치지 않았습니다." ..
[책 이야기] 여기에 당신의 욕망이 보인다 - 송길영 기존의 시장조사는 현재 상태에 대한 스냅샵만 준다. 생각과 행동의 흐름은 알 수 없다. 그러나 코끼리는 움직인다. 그것도 매우 빠르게. 대중이라는 코끼리는 잠시도 쉬지 않는다. 세상이 계속 변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는 코끼리의 전체를 아는 것 못지않게 코끼리가 어디로 가는지를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애써 노력해 코끼리를 파악했다고 생각한 순간, 이미 코끼리는어딘가로 움직이기 시작했을 것이고, 우리는 언제까지나 그 뒤꽁무니만 바쁘게 쫓아갈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코끼리가 아무렇게나 막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온 길과 지금의 위치를 알면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갈지 꽤 높은 확률로 예측할 수 있다. 그래서 미래를 알려면 필연적으로 과거와 현재의 흐름을..
[책 이야기] 발레소녀 카트린 - 파트릭 모디아노 우리 학생들 가운데 안경을 쓴 여자 아이가 하나 있다. 그 아이는 강습이 시작되기 전에 안경을 의자 위에 올려놓고 춤을 춘다. 같은 나이에 내가 디스마일로바 선생님 학원에서 그랬던 것처럼. 누구도 안경을 쓰고 춤을 추지 않는다. 디스마일로바 선생님에게서 무용을 배우던 시절, 저녁에 있을 무용 강습을 생각해서 낮 동안 안경을 쓰지 않고 지내는 훈련을 하던 일이 생각난다. 그럴 때면 사람과 사물의 윤곽이 예리함을 잃으면서 모든 것이 흐릿하게 보이고 소리마저도 점점 둔탁해졌다. 안경을 쓰지 않고 보면, 세상은 더 이상 꺼슬꺼슬하지 않았고, 뺨을 대면 스르르 잠을 불러 오던 내 커다란 새털 배게만큼이나 포근하고 보들보들했다. 그런 나를 보고 아빠는 이렇게 묻곤 했다. 「카트린, 무슨 생각 하고 있니? 안경을 쓰..
[책 이야기] 다시 만난 어린 왕자 - 장 피에르 다비트 예전에 아저씨랑 닮은 사람을 만났었어요. 그 아저씨도 길을 잃어버렸었죠. 저녁이 되면 우리는 별을 바라보곤 했어요. 지금처럼. 별은 고독한 사막에서 그 아저씨에게 가장 좋은 친구였어요. 난 이제 가봐야겠어. 어린 왕자가 불쑥 말했습니다. 목소리 속에 슬픔의 눈물이 가득 차 있었어요. 왜? 나랑 여기 있는 게 싫으니? 아니, 그럴 리가. 하지만 내 별에는 내 꽃이 있어. 꽃이라면 여기 사방에 잔뜩 피어 있잖아? 이 꽃들이면 충분하지 않니? 그건 다른 얘기야. 여기 있는 꽃은 그 어느 것도 내 꽃과 같지 않아. 내 꽃은 오만하고 또 경박해. 때로는 너무 잘난 체하기도 하지. 그렇지만 바로 그런 결점 때문에 내 꽃은 오히려 나에게 소중해진 거야. 게다가 내 꽃은 내 별에서 혼자서 슬퍼하고 있을 거야. 자기가 ..
[책 이야기] 어린 왕자 - 생떽쥐베리 그 사람은 목마름을 해소시켜주는 알약을 팔고 있었습니다. 그 약은 1주일에 한 알씩만 먹으면 전혀 목마르는 일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아저씨, 그 약은 왜 파는 거예요?" "아주 시간이 절약되기 때문이야. 어떤 사람이 계산을 해봤는데 1주일에 53분이 절약된대." "그럼, 그 53분을 가지고 무엇을 하는데요?"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하겠지." 어린 왕자는 이 이야기를 듣고는 혼자 생각했습니다. '내게 53분의 시간 여유가 있다면 샘이 있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갈 텐데 말이야.' "사람들은 정원 하나에 장미꽃을 5천 송이나 가꾸지만 말이야...... 정작 자신들이 찾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를 못하지......" 어린 왕자가 말했습니다. "그래, 네 말이 맞아." "하지만 그들이 찾는 것이 한 송이의 장미꽃이..
[책 이야기] 동물농장 - 조지 오웰 마침내 그녀가 말했다. 「내 시력이 약해졌어요. 하긴 내가 젊었을 때도 저기에 쓰인 것을 읽을 줄을 몰랐지만요. 그렇지만 저 벽이 아주 달라진 것처럼 보이는군요, 벤자민. 7계명이 전의 것과 똑같은 것이에요?」 이번만은 자기 규율을 깨뜨리기로 벤자민은 마음먹었다. 그리하여 벽에 적혀 있는 것을 그녀에게 읽어 주었다. 거기에는 단 하나의 계명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것은 다음과 같았다. 모든 동물들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들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욱 평등하다. 이런 일이 있고 난 다음 농장 작업을 감독하고 있는 돼지들이 모두 앞발에 채찍을 갖고 있는데도 조금도 이상하게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