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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책책/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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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빙산이 녹고있다고? - 존 코터 위기는 위험과 기회라는 두 얼굴을 지니고 있다. 위험 속에는 반드시 기회라는 서광의 빛이 숨겨져 있다. 위대한 성공은 작은 실천의 반복을 통해 완성된다. 변화에 성공하려면 작은 성공을 직접 겪어보고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세상은 머리 좋은 사람들의 현학적이고 추상적인 말장난을 통해서 변하는 것이 아니다. 변화는 우직하게 손발을 움직이는 사람들이 만든다. 생각은 산더미처럼 해놓고 손톱만한 행동도 보이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변화는 실천으로 시작해서 실천으로 끝난다. '이 정도면 됐지'라는 생각보다는 '조금 더 잘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꾸준한 대안탐색 노력이 안분지족(安分知足)의 욕망과 유혹을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이다. 5초간 기뻐하고 5시간 반성하라. 성공에 대한 자축은 짧게 하고 더 나..
[책 이야기] 다잉 아이 - 히가시노 게이고 "그 순간이 지금도 기억나나?" "꿈에 보일 정도로." 기우치가 희미하게 웃었다. 하지만 그 웃음도 이내 사라졌다. "차가 그 여자의 몸을 짓뭉개는 느낌을 지금도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어. 정말 한순간의 일이었는데, 마치 슬로 모션으로 움직이는 영상처럼 기억하고 있지. 몸이 조금씩 짓이겨지면서 살아 있는 사람이 점점 죽어 갔어. 가능하다면 한시 빨리 잊고 싶지. 하지만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거야." 신스케는 등줄기가 오싹해지는 것을 느꼈다. 동시에 입 안이 바짝 말라들었다. 물을 마시고 싶었다. "특히, 망막에 각인되어 떨어지지 않는 게 있어. 뭐일 것 같나?" 신스케는 모르겠다는 대답 대신 고개를 저었다. "눈이야." "눈?" "그래, 눈." 기우치는 자신의 눈을 가리켰다. "기시나카 미나에가 죽어 ..
[책 이야기]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 2 - 이지성 "메이 케이는 아침마다 이렇게 기도했다고 해요. '저에게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사람들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홍 대리님과 지금 갈등을 겪고 있는 표 과장님은 성장을 크게 도와줄 사람일지도 모르겠네요." "표 과장님이 제게 도움을 줄 것 같진 않은데." "정말 그럴까요?" "저를 그렇게 싫어하는 사람인데......" "하하하. 홍 대리님이 싫어한다고 아무 장점도 없을 리가 있나요." "그렇긴 하죠. 굳이 찾기는 싫지만요." 메리 케이로부터 배우고자 마음먹긴 했지만 역시 표 과장은 넘기 어려운 벽이었다. '좀 더 쉬운 것부터 실천하면 안 될까'라고 어린애 같은 생각마저 들었다. 초 단위로 표정이 변하는 홍 대리를 재밌다는 듯 바라보던 지후가 다시 물었다. "0.028kg의 황슴을 얻으려면 흙..
[책 이야기]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 - 이지성 "혹시 레드 퀸 효과라고 알고 계세요? 내려가고 있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위로 올라가려고 빨리 뛰어도 어지간히 빠르지 않으면 제자리에 있을 수밖에 없는 현상을 말하는 거죠. 자신의 속도가 움직이는 주변 환경과 같다면 같은 장소에 머무를 수밖에 없고 아무리 애를 써도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에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유명한 루이스 캐럴은 또 다른 소설 『거울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얘기죠. 레드 퀸은 이 소설에 등장하는 여왕인데 체스 판의 말 중 하나에요. 달리기의 명수죠. 아무리 달려도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앨리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제자리에 머물기 위해서는 온힘을 다해 뛰어야 한다. 만약 다른 곳으로 가기 위해선 지금보다 최소한 두배는 빨라야 한다." "그런데 왜..
[책 이야기] 유령 후보생 - 아카가와 지로 "뭐라고?" "아직도 모르겠어? 전부 형 겐이치로 혼자서 꾸민 연극이었어. 전화를 걸었던 것도, 호텔에 나타난 것도 겐이치로였어. 생각해봐. 우리는 그 형제를 동시에 만난 적은 한 번도 없잖아. 슬쩍 가발을 붙이고 얼굴에 약간 분장을 하면 쌍둥이 동생으로 바뀌는 거야. 그러고는 형제간에 분쟁이 있는 것처럼 꾸며서 우리를 속였지." "그럼 그 집은......" "집도 마찬가지야." "무슨 말이야? 자세히 말해봐." "우리가 처음 찾아갔던 겐지로의 집도, 겐이치로가 보낸 차를 타고 갔던 겐이치로의 집도 모두 겐이치로의 집이었어." 나는 어안이 벙벙했다. "농담이지? 현관문도 장식품도......" "사실이야. 아무리 쌍둥이 집이라지만 그렇게 똑같다니 너무 이상하잖아. 형 겐이치로는 먼저 동생 겐지로로 변장하여..
[책 이야기] 유령 열차 - 아카가와 지로 유코는 씁쓸한 표정으로 총감을 쳐다봤다. "계획이 어긋나서 마사코가 죽은 게 아닙니다." 그녀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절대 아닙니다. 모든 일은 계획대로 이루어졌습니다." 모두들 어안이 벙벙했다. "아시겠습니까? 마사코가 아무리 아버지를 사랑한다고 해도 눈 앞에서 살인을 저지르는 일까지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요? 마사코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답은 명백합니다." "그러면 자네는 닛타가 자신의 딸을......" 총감이 괴로워하며 말을 어물거렸다. "믿기 힘든 일이지요. 믿고 싶지도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닛타 씨는 니시오 씨를 사살하고 마사코를 쏜 뒤 자기 왼쪽 팔에 총알을 발사했습니다." 유코는 좌중을 천천히 둘러봤다. "생각해보십시오. 닛타 씨는 니시오 씨를 죽일 결심을 했을 때 자신이 과거에 저지..
[책 이야기] 배스커빌의 개 - 아서 코난 도일 홈즈는 더 이상 말을 하진 않았지만 식사를 하는 내내 휴고의 그림에 매료된 것 같았다. 나중에 헨리 경이 자기 방으로 간 다음에야 나는 홈즈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손에 침실 초를 들고 나를 다시 연회장으로 데리고 가서 세월의 때가 묻은 벽 위의 초상화로 초를 바싹 들어 올렸다. "저걸 보고 떠오르는 것 없나, 왓슨?" 나는 깃 장식이 달린 넓은 모자, 어깨까지 늘어뜨린 고수머리, 흰 레이스 칼라, 이들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 진지하고 엄격한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야수적인 얼굴이 아니라 꽉 다문 얇은 입술과 참을성 없는 냉정한 눈을 가진 새침하고 매몰차며 엄격한 얼굴이었다. "자네도 알고 있는 그 누구와 닮았다고 생각하지 않나?" "턱 부분이 헨리 경과 닮은 것 같네." "그저 약간. 그렇..
[책 이야기] 살인자의 건강법 - 아멜리 노통 "기자 양반, 당신 생각은 옳기도 하고 그리기도 하오. 옳은 생각이오. 내가 뭔가 불가사의한 이유로 인해 소설을 미완성 상태로 남겨둘 수밖에 없었다는 것 말이오. 하지만 당신은 잘못 생각하기도 했소. 그게 뭔고 하니, 직업 의식이 투철한 기자답게 소설이 연대기적으로 이어지길 바랐단 거요. 내 장담하리다. 그랬으면 너절하기 그지없는 소설이 되었을 거요. 그 8월 13일 이후로는 흉측하고 괴기스런 쇠락만이 계속되었으니까. 야위고 입이 짧은 아이였던 난 8월 14일부터 무시무시한 아귀로 돌변했다오. 레오폴딘의 죽음으로 인해 내 몸 어딘가가 비었던 것인지, 난 계속 허기져 하며 역겨운 음식들만 골라 마구 먹어댔소...... 지금도 그렇소만. 육 개월 만에 난 몸무게가 세 배로 불어났다오. 그리고 사춘기 소년의 ..